달동네 / 박동미
하늘 아래 달동네엔
달빛이 가장 먼저 말 건다
삶의 터전 잃어버린
미로 같은 골목길엔
취객의 허름한 기침소리
누구의 하루도 헛되어
살지 않으리라
눈 뜨고 천국 그리고
마음 통해 신을 발견하는
우리의 하느님
뜨끈한 구들목에 누우면
등 따습고 배부른 사람들
낡은 쌀집은 장사 안된다
한 되로 사는 사람
한 말로 사는 사람
가슴 뜨겁던 사람들
묵은 옷깃처럼 술 마시고
가진 것 없이 집으로 가는 길
서로 부르지 않아도
달빛 받으며 안부 전한다
2019. 푸른 시간에 갇혀 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