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2집 {푸른 시간에 갇혀} (2019)

달동네

맑은향기 1 2020. 1. 15. 12:45

달동네 / 박동미



하늘 아래 달동네엔


달빛이 가장 먼저 말 건다


삶의 터전 잃어버린

미로 같은 골목길엔

취객의 허름한 기침소리


누구의 하루도 헛되어

살지 않으리라


눈 뜨고 천국 그리고

마음 통해 신을 발견하는

우리의 하느님


뜨끈한 구들목에 누우면

등 따습고 배부른 사람들


낡은 쌀집은 장사 안된다

한 되로 사는 사람

한 말로 사는 사람

가슴 뜨겁던 사람들


묵은 옷깃처럼 술 마시고

가진 것 없이 집으로 가는 길

서로 부르지 않아도

달빛 받으며 안부 전한다


2019. 푸른 시간에 갇혀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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