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향기 1 2020. 1. 13. 14:58

첼로의 낮은 울림 / 박동미



찻잔에 담겨진 녹차는

초록 물 우려내면서

인생 다 살아내고 있다


질박한 그릇에

따끈한 녹차 받아 마시며

마음 다 받아 주고 있다


좋은 시절 오랜 약속 마냥

잔잔한 물살에

햇살이 조금씩 지기 시작한다


조용히 식어 가는 찻잔

저 혼자 저물어 가고 있다


2010. 봄날에 깃들다 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