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1집 봄날에 깃들다 ( 2010 )

작은 바람에 미열이 난다

맑은향기 1 2020. 1. 13. 16:15

작은 바람에 미열이 난다 / 박동미



낙엽지면 우리

상처처럼 떨어진 먼 그리움

등 시린 능선 기워 기다리는 그대여

내 몸이 소금처럼 바래질 때

아직 떠나지 않는 날개들이 있다

서로를 따뜻이 데우는

시골 찻집 난로 위 보리차 향

작은 바람에 미열이 나는

동구 밖 오후 세 시

온몸 다해 불 지피는 햇살

바라만 보아도

그리움의 덧문 닫을 시간

낮게 엎드려 살아야지

아무도 내 삶 기억하지 않을지라도


2010. 봄날에 깃들다 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