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향기 1 2020. 1. 13. 16:27

자장면을 먹으며 / 박동미



입술과 입술이 닿지 않는 지금

이별처럼 면발이 질기기만 하다


알몸으로 누워있는 혼곤한 오후

한 입 가득 웅성대며 엉겨있다


그날 밤의 어둠이 얼마나 아팠는지

더는 기다리지 않아도 될 봄


누가

자장면 한 그릇에 슬픔 묻혀놓고 갔다


2010. 봄날에 깃들다 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