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향기 1 2020. 1. 13. 19:52

어느 날 / 박동미



더러는 삶의 이유 잠시 접어


내가 하고 싶은 말


망설임 없이 단숨에 다


부어버리고 싶다


깨어질까 두려운


유리창 너머


흘러온 시간들


말갛게 비치는 어느 날


소금기 섞인 바람처럼


눈 속에 밟힐 듯한 길


여름이 버린 구겨진 일상 안으며


저물도록 돌아오지 않은


기우뚱거리는 강


흘러가는 것들은 모두


잊기 위해 갈 뿐이다


2010. 봄날에 깃들다 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