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향기 1 2020. 1. 13. 20:18

시월애 / 박동미



고독한 울림이었다

금지된 바람의 발바닥

한 생이 오종종

낮잠 주무시는 동안

밥알같이

꽃술마다 저물고 있다

살사리꽃 향기 아래서

너를 바래다 주고는

저승 빚 갚느라

작은 무덤처럼

남몰래 슬프고 울울했다

목젖이 보이도록 웃는 하늘

그림자 자라는 소리에

다친 시간 붉게 물들이며

꽃잎 털어내고 있다


2010. 봄날에 깃들다 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