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향기 1 2020. 1. 13. 20:25

숨비소리 / 박동미



촘촘한 시선으로

하늘 향해 둥실 둥실 춤을 추며

살아있음을 증언하는

바다 위 하얀 공 해녀들의 상처인 몸이다

훠~이 훠~이 저승의 문턱까지 이르렀다

어머니 품 속 같은 억겁의 시간 지나

훠~~이 안도의 숨소리

맑은 날에는

먼 바다 몸짓이 갯바위까지 들린다

어머니의 땅 어머니의 바다

온몸 던져 이승과 저승의 문턱 다급하게

넘나들던 삶의 애환이 담겨져 있다

귀한 목숨 앗아간 바다에서

살아있는 목숨들은 오늘도

바다 밑에서 물질 한다

세상의 모든 소리는 귀 막고 마음만 다스리면 된다

서늘한 바닷가에서

그리운 이 기다려본 적 있나요?

생명의무게 사람의 무게 생각하게 한다


* 숨비소리: 해녀들이 오랫동안 물 속에서 숨을 참았다가 물 위로 내 쉬는 숨소리


2010. 봄날에 깃들다 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