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향기 1 2020. 1. 13. 21:10

상처 / 박동미



규열처럼

미세하게 갈라진

틈새로 햇살이 살아난다

밤새 갈기던 소나기 잠재우고

견고한 이념의 모서리

갈피갈피 찢어 내고 있다

불면으로 놓지 못한 시간

아픈 몸 말아 올리며

뜨거워진 몸의 중심 향해

길들은 몸을 풀었다

삶의 찌꺼기 비워내듯

가슴에 꿈 하나 심어 놓고

푸른 창공에 걸어두면

이제껏 살아온 네가 보인다

누가 밀고 했는지

깨어진 유리창 너머

날카롭게 날이 서 있다


2010. 봄날에 깃들다 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