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향기 1
2020. 1. 15. 16:39
구두수선 / 박동미
시장 귀퉁이 한 평 남짓
낡은 의자가 손님 맞고 있다
천 원 깎아 주며
환한 햇볕 속으로
허공에 날개 자국 긋고
낡은 재봉틀 탈탈 돌아간다
돌처럼 굳은 손으로
무릎에 헝겊 깔고
본드로 붙이고 문질러
감쪽같이 새 구두 되었다
삶에는 정도가 없다
앉은뱅이 의자 위로
세월, 겹쳐 지나간다
힘든 삶 산 사람은
구두 뒷굽도 삐딱하게 닳아 있다
마음대로 되는 일 없는 세상
마음도 뚝딱,
꽃 피우듯, 환하게 웃어본다
2019. 푸른 시간에 갇혀 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