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향기 1 2020. 1. 15. 17:28

3월 / 박동미

 

 

햇살이 맑다

 

따신 바람 구름 낳아

 

이슬 몇 방울로 목 적시고  

 

단숨에 길어 올린 봄날의 환희

 

언젠가 꽃 피고 싶은 내 인생이여!

 

새벽녘 홀로 글썽이며

 

무거운 삶 한 짐 부려놓고

 

지상의 비탈 지나 울음 자국 핀다

 

봄 가득 채운 것이 꽃뿐이랴

 

나붓나붓 꽃 그림자 너울거리며

 

몇 마리 새가 내 곁을 떠나갔는지

 

비릿한 꽃잎 언저리 날개 퍼덕이면

 

하늘 내려와 둥글어지고

 

흐르는 물소리 강의 하구쯤에서

 

뼈 마저 닳아 없어질 달의 기억

 

강물 소리 동글동글한 이유 알겠다

 

 

2019. 푸른 시간에 갇혀 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