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작품

봄날에 깃들다 [대구문학 7.8 월호]

맑은향기 1 2018. 8. 28. 23:37

    

 

  봄날에 깃들다 / 박동미

 

 

나비의 은빛 날개깃 투명한 말들,

라일락 꽃잎에 입 맞춘다

꽃잎이 활짝 열리는 동안에

멧새들은 꿈을 물어 나르고

독한 향기가 길을 막고 섰다

음만 그리운

너를 사랑한 한 때,

청춘이 맨발로  달려온다 

햇빛 물고 놓지 않는 사람아

한번의 기침 소리에 사랑은 아직 멀다

몇 년을 피고 지고 했을 라일락

젊은 날의 인생 베끼고 있다

언젠가 너도 가고 북적대던 봄날도 가겠지

오래도록 침묵 나누어 가진 그리움이여!

살아 있는 것은

이 저녁,

선 길 환하게 밝히고 있다.

 

2010 년 대구문학 7,8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