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2009. 21세기생활문협 여름 문학캠프 후기~~

맑은향기 1 2018. 8. 29. 01:01

숲의 상징 속으로  / 박동미 

 

 

문학이란 이름만으로 설레이며 행복했던 15년 전 문학지망생이었던 시절 문학공부하면서 글에 대한 열망과 시대를 뛰어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글에 대한 열망 만큼이나 사물에 대한 의식도 만만치 않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 순간이 詩가 되고 글이 되는 현실적 사고와 언어의 미학은 끝없이 맴돌고 있었다. 삶이란 그런것이다 이루고자 하는 만큼 멀리 달아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문학의 변두리만 왔다 갔다 하다

세월만 다 보냈다 이번 기회에 문학 캠프에서 마음 다지며 더 좋은 글로 나를 만나리라 작정을 하고 일행들과 팔공산 방향으로 달렸다.

 

초록의 나무들이 무서운 속도로 울렁거리고 가로수 위로 하늘이 빠꼼히 열렸다 닫혔다 한다. 평행선을 그으며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잎은 바다의 심해처럼 나까지 흔들었다. 산과 들은 햇빛을 쪼이며  칠월의 숲은 그냥 아득하다. 신장로를 벗어나 시골길을 접어들면서 한적한 들길은 감전된 듯 한가로이 길이 사라지기도 했다. 얼마를 달려 다달은 깊은 산속 수련원은 소리없는 건반이었다. 웅장한 건물이 경제탓인지 쉽게 다다르지 못할 먼 길을 재촉했다.

 

낡고 오래된 건물은 이별을 앞둔 사람들의 풋풋한 감성으로 우리를 맞이했다. 말끔하게 정리된 텅빈듯한 건물이 세월을 먹어치우고 있는듯, 먹먹한 기억들이 일상을 조용히 비켜 선듯, 오래동안 방치되어 이방인의 모습으로 케케하게 웃고 있다. 일찍 도착해서 명찰을 달고 한가로이 차를 마시며 벅찬 일상을 내려놓았다. 회원들이 하나 둘씩 오기 시작하고 차들의 행렬이 갑자기 많아지더니 추위가 몰아왔다.

 

깊은 산속이라 한기를 느끼며 갑자기 배고파 떡을 꺼내어 먹고 커피를 마셨다.  가끔은 내 자신을 죽은듯이 그렇게 내버려 두고 싶을 때가 있다. 무심히 바라본 하늘과 먼 산 아래 아득한 갓바위 형상이 구름에 떠오르듯 살포시 미간을 찡그리고 있는 형상이다.

 

문학을 사랑하고 문학을 이해하며 문학이 인생이고 싶은 사람들 예기치 않은 행운처럼 운 좋게 헤라의 화장품 하나 당첨되었다. 운이 상당이 좋았다 고백하자면 추첨에서 당첨된 것은 처음인듯 하다 모두 다 주는 참가상 외엔 별로 상 받은 기억이 없다. 초청된 교수님의 문학 강연을 또박또박 받아 적으며 치열하게 글을 쓰리라 마음 다지면 열심히 강의를 들었다.

 

 영혼을 뒤 흔드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독자를 의식 안하고 자유롭게 글을 쓰며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가 되고 싶다. 섬에 갇힌듯 골짜기를 돌아돌아 도착한 깊은 산속은 유배지에 온듯 답답했다. 바다가 더 좋을듯 하다. 사방 산으로 둘러쌓인 이곳에서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뒤돌아 보고 성찰하고 자아 성숙이라는 새로운 시선으로 충동적으로 글을 쓰는 계기가 되었음 한다.

 

{2009년 21세기생활문협 여름 문학캠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