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작품

봄의 기억 [월간문학]

맑은향기 1 2018. 9. 15. 00:44

 봄의 기억 / 박동미

 

 

 

해를 기다리는 동안

가슴이 뻐근한 이유를 알겠다.

층층이 몰려왔던 별의 기척 소리

유년의 냇물 거슬러

옹알이하며 젖을 빨던 가슴살

맛깔스러운 향기가 그의 눈물인 줄 알겠다.

 

혼불 같은 그대여!

 

노을이 마을을 휘감아 울음을 다독인다.

착한 백성처럼

나무 밑둥치 톨 톨 털어내면

배꼽이 환해질 때까지

꽃물 돋는 형상으로 앉아 있다.


다글다글 꽃그늘에 앉아

단내나는 붉은 저것

뛰는 심장을 지운 적 없어

바람에 쓸리며 저물어가는 얼굴,

소문처럼 붉게 달아오른 해를 보고도

온몸의 뼈가 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