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1집 봄날에 깃들다 ( 2010 )

너의 결정체

맑은향기 1 2020. 1. 14. 15:26

너의 결정체 / 박동미



가장 먼 거리는

머리에서 가슴까지라고

그 거리 좁히는데

평생 걸려도 어렵다

나의 삶이 나를 배반했다

한 생이 한 생을 지배하고

겨울나무가

마음 가라앉히고 있다

마치도록 그리운

내 건조한 피부가 까칠하게 일어나

크림을 듬뿍 발라보지만

죽어버린 하얀 결정체가

마음의 한 현을 끊고

세포마다 건드리고 있다

완치되지 않는 솔방울의 가벼움이여!

아픈 몸이

지난 한 컷의 시간으로 만져진다


2010. 봄날의 깃들다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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