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1집 봄날에 깃들다 ( 2010 )

남해바다

맑은향기 1 2020. 1. 14. 15:42

남해바다 / 박동미



가문비나무가 푸르고 씁쓸합니다


평생 세상 물정 모르고


미세한 꽃잎 하나에서 살아있음을


확인하며 먹고 자는 일 빼고는


꽃이 전부라고 농담처럼 말하던


너와 나 사이에서 어디를 향해야 할지


물이 그러하듯 어디로 흘러야할지


건강한 몸과 소통하고 싶은


옅은 비린내가 번지는 남해바다


바닷물에 발끝은 적시지 않고


하루를 보내며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어느 날은 온몸 열어놓고


기다린 적 있지만, 이제


정갈하게 빗은 시간과 나를 억압하는 것


거룩하게 지워야겠습니다



2010. 봄날에 깃들다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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