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작품

사천 비토섬 [2023. 대구문학 9.10월 189호]

맑은향기 1 2023. 9. 26. 12:03

사천 비토섬  / 박동미

 

 

하루가 벼랑 끝인 노을

출렁이는 생명의 품에서

부풀 대로 부푼 몸 풀어

어둠 향해 뛰어내린다

 

사느라

아등바등

찰진 갯벌에서 함초처럼 살았다.

잡을 수도 놓을 수도 없는 생

저녁이면 상처 아물듯

조개는 등짝 내밀어

바다 묻혀온 이야기 토해낸다

 

차마 면목 없는

사천 팔경 천혜의 자연 비토섬

바람에 쓸리며

썰물과 밀물의 경계에서

동글동글 파도 소리 들려온다

어머니 자궁처럼 편안한 바다

내 인생도 점점 순해지리라

 

비토섬 별주부 펜션

아기 기다리는 부부 묵고 가면

좋은 소식 전하는 명당으로

밤바다 바라보면 세상 없는 듯

채워지지 않는 시간 따르며

누렇게 익어 출렁이는  

그도 한때 무거운 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