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듯 바람이 다가와 나에게 속삭입니다. 집안 잔칫집에 가는 기분으로 일찍부터 예쁘게 분 단장 하고 서둘렀다 영남수필은 유수한 세월과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수필 문학의 산실이다. 아침부터 첫눈이 내려 아름다운 풍경, 먼 훗날에도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다 누구의 처음인들 소중하지 않겠는가 이 풍진세상 40년을 지킨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숨겨둔 내 안의 길은 언제나 순탄하지 않았다 푸른 하늘엔 밝은 햇살로 가득한데 부끄러운 눈물로 살아야했던 지난 시간들 한 때는 슬픔처럼 아팠다
순수문학 정신이 굳건히 자리 잡아 세찬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영남수필은 문학 공부 시작하고 몇 개월도 안 되어 동인지 한 권 못 내고 깨어지는 현실에서 올곧은 정신과 청빈한 선비의 모습을 닮은 수필의 뿌리며 산 증인이다 혼돈스런 세상에 수필 40년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동인지 발간하여 우리나라 최고의 역사를 갖고 있다는 것은 우리 문학인들의 자긍심을 갖게한다 초대받은 자리였지만 좋은 인연들이 많아 낯설지 않았다 지난 여름 연님이랑 사진 찍으러 갔다가 우연히 동행하게 되었는데, 그 자리에 회장님과 잘 아는 지인 몇 분이 계셔서 아담한 식당에서 금가루 뿌린 요리로 융숭한 대접을 받아 두고두고 가슴 따뜻했었다. 동촌 구름다리 걸으며 삼총사 표지 모델 섭외 들어오면 계약부터 할 작정인데 아직 소식이 없다 하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는 계속 될 것이다
어둠만이 빛을 지킨다고 했다. 쟁쟁한 원로 수필가를 가까이 뵙게 되어 기쁘고 황홀하다. 엄격한 질서와 서열의 무게를 느끼게 하는 특색있는 수필세계는 어르신들로 넘쳤고 젊은 사람들은 눈에 띄지 않아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는 나이를 실감했다 고풍스런 행사장의 단아한 밥상은 예의바른 선비의 모습으로 시간을 거꾸로 뒤돌려 놓은 느낌이 들었다. 젊은 사람이 별로없어 일 할 사람이 없다는 L 선생님 말씀이 새삼 떠올랐다 가장 따뜻한 빛깔로 다가온 고독은 본색을 드러내고 있었다 詩 는 젊은층이 많은데 수필은 연륜이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인지 젊은이들이 수필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특정부류의 특별한 장르가 아닌 누구나 부담없이 다가설 수 있는 가벼운 수필이면 좋겠다 1집 부터 40집까지 영남수필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진열해둔 수필집은 옛 것인듯, 처음 것 인듯 눈길을 끌었다 수필사에 큰 핵을 긋는 의미가 될 것 같다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쓴 회장님의 높은 인품이 느껴졌다
읽고 싶은 사람이 있다 저물녘의 마지막 순간이 사라지기 전 굽어 있는 백합처럼 착해지고 싶을 때가 있다 반가운 얼굴로 맞아 주는 만년소녀 박지평샘 야한 생각 많이 해서 하얀 머리 앤 석민자샘 목소리만큼 예쁜 하샘 "행복한 삶 아름다운 삶" 주인공 전상준샘 글 잘 쓰고 착한 연님 젊은 오빠 견일영샘 내게 있어 수필은 먼 친척처럼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고 문이 닫혀 있는 느낌이다. 종이와 싸우며 완성되는 詩의 세계와 다른 긴 여정의 길을 정직하게 걸어가는 수필세계는 아직도 무한공중에 떠 있는 느낌으로 문학의 변두리에서 자신의 색깔을 찾지 못했다 많은 선배들을 본 받아 문학의 장르를 떠나서 아름다운 글로 다시 만나고 싶다.
살아있는 전설 구활 선생님을 가까이 뵌 적은 처음이다. 티비에서의 모습과 다른 너무 인간적이고 매력 만점의 멋진 청년이었다 바바리 코드 휘날리며 안주로 명란젓을 호주머니에 넣어오신 사람냄새 풀풀나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아름다운 청년을 오래도록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유명한 사람들은 이승에서 못 뵙고 책에서만 볼 수 있었는데, 뜻 깊은 자리에 함께 자리하게 되어 개인적으로 참 행복했다. 앞으로도 영남수필을 사랑할 것이며 영남수필 40돌을 성왕리에 마칠 수 있게 애써신 회장님 이하 집행부 여러 선생님께 감사 드린다
2008년 12월 5일------ 박동미(시인)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나도 무엇이 되고 싶다**
{2008년 12월 12일 영남수필 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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