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작품

시래기{2025. 대구문학 1.2월 197호}

맑은향기 1 2025. 2. 13. 20:08

시래기 / 박동미

 

 

시래기 말리다

울컥,

평생 자식 키우느라

모든 것 내주고

요양원 계신 당신 생각합니다

 

서럽도록 푸른

무청 닮은 당신

허투루 버릴 게 없는 무청

그늘에 잘 말렸다가 가마솥에 푹 삶아

된장 넣고 끓이면

엄마 손맛, 시래깃국 뚝딱 한 그릇

당신이 그립습니다

 

오랜 병원 생활에

마지막 남은 집 팔아

병원비와 요양비로 다 쓰고

대전 막내아들 곁에서

야윈 달빛 받아 마십니다

 

남루한 저녁

처연한 저녁 밥상 물리고

고요한 행성에서

골 깊은 주름

듬성듬성 감꽃 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