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래기 / 박동미
시래기 말리다
울컥,
평생 자식 키우느라
모든 것 내주고
요양원 계신 당신 생각합니다
서럽도록 푸른
무청 닮은 당신
허투루 버릴 게 없는 무청
그늘에 잘 말렸다가 가마솥에 푹 삶아
된장 넣고 끓이면
엄마 손맛, 시래깃국 뚝딱 한 그릇
당신이 그립습니다
오랜 병원 생활에
마지막 남은 집 팔아
병원비와 요양비로 다 쓰고
대전 막내아들 곁에서
야윈 달빛 받아 마십니다
남루한 저녁
처연한 저녁 밥상 물리고
고요한 행성에서
골 깊은 주름
듬성듬성 감꽃 피다

'발표 작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 1. {2024 월간 문학 10월 668호} (3) | 2024.11.01 |
---|---|
봄 그리고 가을 (0) | 2024.08.17 |
장미꽃 / 박동미 {2023.11.27.이곡장미공원} (0) | 2023.12.06 |
사천 비토섬 [2023. 대구문학 9.10월 189호] (0) | 2023.09.26 |
봄 햇살 [ 2022. 대구문학 5월 176호 ] (0) | 2022.05.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