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1집 봄날에 깃들다 ( 2010 )

차를 마시며

맑은향기 1 2020. 1. 13. 15:22

차를 마시며 / 박동미



따뜻한 물 위로

사롯이 번지는 번뇌

그윽하게 풀어내는

연화차 향에

두런두런 살가운 이야기

파르르

세월의 눈금으로

앙금을 응시하며

그 앙금 속에

나의 일부를 가라앉힌다

잠시 눈 감고

세월 속을 지나온다

삭혀버린 그곳에서

야윈 내 주머니 속

생각 안 하고 손닿을 수 있는

그런 거리쯤에서

서성이고 싶다


2010. 봄날에 깃들다 중 일부

'시집 1집 봄날에 깃들다 ( 2010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달래 화전  (0) 2020.01.13
집으로 가는 길  (0) 2020.01.13
첫눈  (0) 2020.01.13
첼로, 꿈 그리고 누드  (0) 2020.01.13
첼로의 낮은 울림  (0) 2020.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