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 박동미
마음에 무수한 말 가두고
남루해진 차림으로
계절 기다리는 동안은
바삐 흐르는 물처럼 가슴 두근거렸다
얼마를 가야 하는가
생각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
착한 짐승처럼
외로움과 절망의 끝을 보았다
변두리 저녁
늙은 새들이 모여들고
죄 많은 짐승들이
꽃소금처럼 부풀면
발목 적시며 떠나지 않는 노래
속으로 울어보지 않는 삶은 없다
빈 들판에 달빛이 차다
네 그림자 거두며
집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 낯설다
2010.봄날에 깃들다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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