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 박동미
시간의 육신들이
강물에 떨어진 불빛처럼
형체도 없이 녹아내려
발목이 시큰했다
누가 꽃잎 털어내고 있다
주검처럼 무거웠던 맨몸들
허공의 여자 발목에
강물 흐른다
성긴 눈 날린다
삶의 기침소리들
생선의 속살같이
나는 하얗게 데였다
가난한 마음
애타도록 서둘지 말라
내 가슴에 갇힌 시간
어느새 격렬하게 닿아 있다
2020. 봄날에 깃들다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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