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1집 봄날에 깃들다 ( 2010 )

첫눈

맑은향기 1 2020. 1. 13. 15:14

첫눈 / 박동미



시간의 육신들이

강물에 떨어진 불빛처럼

형체도 없이 녹아내려

발목이 시큰했다


누가 꽃잎 털어내고 있다

주검처럼 무거웠던 맨몸들

허공의 여자 발목에

강물 흐른다


성긴 눈 날린다

삶의 기침소리들

생선의 속살같이

나는 하얗게 데였다


가난한 마음

애타도록 서둘지 말라

내 가슴에 갇힌 시간

어느새 격렬하게 닿아 있다


2020. 봄날에 깃들다 중 일부

'시집 1집 봄날에 깃들다 ( 2010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으로 가는 길  (0) 2020.01.13
차를 마시며  (0) 2020.01.13
첼로, 꿈 그리고 누드  (0) 2020.01.13
첼로의 낮은 울림  (0) 2020.01.13
출판기념회  (0) 2020.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