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풍경 / 박 동 미
마음의 기울기를 아는가
실어증에 걸린 섬 하나
말 씹어 삼키는 버릇 생겼다
생각이 벼랑 끝일 때
내 안의 미워하는 마음도
내 운명도 점점 순해졌다
사람은 살아서 흔들린다
겨울 풍경은
좀처럼 문 열어주지 않고
망막 뒤에 쓰러진
뜯긴 상처 예사롭지 않다
산다는 것은
뜯긴 상처 깊은 일이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어느 날 언성 높이더니
나를 버리고
다른 삶에 길들여졌다
눈썹 맑은 새 떼
눈꽃보다 가벼운 날개 펼치며
그까짓 것 사랑,
훅 밟고 날아갔다
2019. 푸른 시간에 갇혀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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