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2집 {푸른 시간에 갇혀} (2019)

겨울 풍경

맑은향기 1 2020. 1. 15. 15:21

겨울 풍경 / 박 동 미



마음의 기울기를 아는가

 

실어증에 걸린 섬 하나

말 씹어 삼키는 버릇 생겼다

생각이 벼랑 끝일 때

내 안의 미워하는 마음도

내 운명도 점점 순해졌다

사람은 살아서 흔들린다

겨울 풍경은
좀처럼 문 열어주지 않고
망막 뒤에 쓰러진
뜯긴 상처 예사롭지 않다
산다는 것은
뜯긴 상처 깊은 일이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어느 날 언성 높이더니

나를 버리고

다른 삶에 길들여졌다

눈썹 맑은 새 떼

눈꽃보다 가벼운 날개 펼치며

그까짓 것 사랑,

훅 밟고 날아갔다



2019. 푸른 시간에 갇혀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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