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2집 {푸른 시간에 갇혀} (2019)

복숭아

맑은향기 1 2020. 1. 15. 17:47


복숭아 / 박동미

 

 

붉은 뺨 비비는 저 여린 초록

살아온 날들은

얼마나 보잘것없는지

산허리 돌아 어디쯤

몸 풀어놓을까

바람에 부풀린 그림자가

쟁쟁한 햇살과 어렴풋한 추억,

하나의 형상이 혁명처럼

오래도록 펄럭거리고 있다

 

달콤 새콤 한 잎 물고 

하늘 바라보면

푸근한 어머니 같고

달덩이처럼 고운 누이가

하늘에 떠 있네 

복숭아 꽃잎 환하게

밝히던 봄날의 기억도

아슴아슴한 그리움으로

내 가슴 붉게 물들인다



2019. 푸른 시간에 갇혀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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