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작품

몽돌 해변 {2021. 월간문학 7월 629호 }

맑은향기 1 2021. 6. 29. 11:40

몽돌 해변 / 박동미

 

행성의

작은 돌멩이 까맣게 잊고

파도에 수천 번 부딪치고

삶에 치여 흉터 아물듯

해뜩해뜩 웃었지요

 

격렬했던 시간

바람에 쓸리며

희고 단단한 몸 풀어

하루의 목 잘랐다

어쩌다 봄

 

고요의 남쪽

꿈틀대는 창문으로

바람이 딸꾹

출렁대는 파도 따라

동글동글

아픈 관절이 간섭해요

 

먼 훗날 행성

사라진다 해도

뛰는 심장 속

맹세는 늘 어긋나고

살아서나 죽어서도

푸른 물감 적신 발가락

그곳에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