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작품

새벽길 { 2021. 대구문학 4월 163호 }

맑은향기 1 2021. 4. 6. 20:31

새벽길 / 박동미

 

 

아픈 삶 한 짐

울컥, 눈시울 적시며

새벽길 묻는다

 

눈 질끈 감은 살림살이

첫새벽 달빛 업고

간당간당

거친 세상 지킨다

 

생의 순간마다

성한 곳 없이

구비야 굽이굽이

구버서 아라리가 났네

 

오일장 돌며

어둑어둑 새벽길 따라

싱싱한 생물 떼어와

대식구 먹여 살린 당신

 

바람에 밀려난

저녁의 뒷모습

삶도 죽음도 한순간인가

오늘따라 당신의 부재가

흑백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네요

 

살아 살아서

험한 세상 가고

봄이 오려나

달의 시간 길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