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3~4기 생활공감정책모니터단

♡ 2015 . 2 . 14 . 교복 나눔 봉사 활동 후기 ♡|

맑은향기 1 2018. 8. 24. 18:06

시간, 강물처럼 흘렀다.

어느새 늙은 벚나무 발가락 꼼지락

허공 높이 뒷굽 들고 수줍은 듯 봉긋 솟아 있다.

저 끈끈한 적막 헤치고 벚꽃

화들짝 피어나겠지

 

봄으로 가는 길 모두 꿈틀, 내 가난한 사랑도 꿈틀댄다

 

중학교 입학식 날 교복이 커서 두 번 접어도 치마 길이가 길어 교복이 싫었다.

읍내 양잠점에서 교복 맞출 때 3년 동안 입을 거라 티셔츠 두 개 껴입고 크게 맞추어 달라고 양잠점 주인에게 어머니 신신당부해서 헐렁한 교복 3년 내내 얻어 입은 것처럼 촌티가 났다. 하얀 칼라 빳빳하게 풀 먹여 다림질해서 입느라 매일 아침 전쟁이고 시골이라 어느 집이든 아들은 공부 많이 시키고 딸은 중학교 졸업하면 새마을 공장에 취업해서 친구들은 모두 공장으로 취업하고 나만 고등학교 들어갔다 동네에서 유일하게 하얀 새라 복의 여고생이 되어 대구까지 통학했다

내가 부모가 되고 보니 부모 마음 알 것 같다. 

부모는 자식이 원하는 모두 못해 줄 때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하얀 칼라가 여학생의 품격처럼 40여 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도시락 반찬에 김치 지겹도록 먹었던 그 시절 생각만 해도

추억이 너울너울 나래 펼친다.

 

오늘 교복나누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8시 30분까지 달서구청에 도착하다

벌써 수백 명의 학부형이 아침부터 차례 기다리며 줄 서서

번호표 받아 들고 순서 기다리면 학교별로 교복 골라주는 일 도왔다.

추운 날씨에 많은 사람으로 발 디딜 틈도 없이 교복 고르느라 정신없었다.

새 학기 교복 나누는 행사는 과소비 시대에 아름다운 나눔 통해 선배들의 교복 물려 입는 교복나누기 행사로 의미가 깊다.

어려운 경제에 교복 나눔 행사 통해 알뜰하게 교복 장만하는 기회가 되고 나눔 통해 살림에 보탬이 되는 뜻깊은 행사였다.

교복 나눔 행사는 내년에도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칠 남매에 오빠가 셋이라 크레파스 하나로 같이 쓰고 오빠 수업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받아 쓰던 초등학교 시절 소풍 간다면 변변한 군것질 거리도 없던 시절 사이다 한 병과 김밥이 최고 인기였다. 멸치와 단무지만 넣은 김밥 반으로 잘라 손으로 쥐고 먹었던 소풍 잊지 못한다. 돈이 귀한 시절 쌀팔아서 자식들 공부시키고 생활했기에 모든 게 부족했지만, 행복지수는 쌀밥 배불리 먹고사는 지금 보다 그 시절이 더 높았다, 지금은 넘쳐나는 물자들로 귀한 줄 모르지만. 어릴 때 새 교과서 사달라고 떼를 쓰며 울었던 기억 너머 헌 교과서는 당연한 듯 창고서는 모두 헌책방에서 구해서 공부했다.

조금씩 철이 들고부터 어머니 졸라 새 학용품 사달라 조르지 않았다.

 

교복 나누기 행사에 교복 고르는 모습이 흐뭇하기만 하다 무조건 새것만 능사가 아니다 깨끗하게 손질된 교복 두 벌씩 학교별로 하복 동복 나누어져 있어 편리하게 교복 골라 가는 학부형 너머

허리가 굽어 지팡이 짚고 손자랑 왔던 할머니가 잊히지 않는다.

덩치가 커서 맞는 옷이 없어 허탕치고 가서 내내 마음이 짠했다. 새삼 당연하게 생각했던 모든 것이 감사하고 고맙다.

 

내 이웃에 교복 못 구해 동동대며 입학 기다리는 학생 없는지 돈 때문에 마음 다치지 않기를, 얼어붙은 마음 묵묵히 듣고 있는 듯, 교복 하나 마음대로 사 주지 못하는 부모 마음은 얼마나 아플까?

교복 한 벌 값이 만만치 않아 이 시대 살아가는 고독한 가장 다시 생각해 본다.

아버지로 살아간다는 것.

며칠 있으면 설날이다.

  땀 뻘뻘 흘리며 일해도 그날이 그날인 이 시대의 거룩한 아버지 힘내세요

오늘 봉사하면서 작은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 토요일인데 아침 일찍 참석해 격려해 주는 구청장님 외 구청 직원들과

함께한 봉사자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명품 달서구 파이팅!!

 

 

시인 박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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