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1집 봄날에 깃들다 ( 2010 )

하루

맑은향기 1 2020. 1. 13. 14:35

하루 / 박동미



귀찮은 입

귀찮은 신발

귀찮은 하루

겨울의 긴 골목에서

하도 네가 그리워

생솔가지 하나 흔들었다

낮게 몸 낮추고

바람소리 풀어 놓아

산을 들어 올리고 있네


내가 원하는 건

아픈 관절염처럼

제 깊이 감당 못해

통풍에 쏟아 붓는 하루가

막다른 길 같고 허구헌 날

그날이 그날이다

구름은 몸 섞어 바람으로 흐르고

오늘 가슴에 칼자국 가득하다


2010. 봄날게 깃들다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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