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그 이후 / 박동미
달빛이 왕관처럼 환하다
어머니의 폐경은
멀미처럼 불쑥불쑥 찾아오고 있었다
한 번 떠나온 길은
벌 나비가 몰려오는 일도
드물었고
완강하게 버티던 삶의 파편들이
두루미처럼 꺼이꺼이 울었다
산란기 맞아
몸부림치는 바다는
어머니의 비밀을 안아 주었다
달빛 쌓으며
물 건너는 사람들
외로운 이빨이 가을 江가에서
날갯짓 했다
긴 세월의 노역이 끝나고
붉은 새벽 어스름이
귀가를 서두르고 있다.
2010. 봄날에 깃들다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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