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 박동미
먼 산 눈이
그리움처럼 가만가만 쌓인다
뭔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데
불어나는 눈 때문에 말이 막힙니다
가난한 자의 슬픔은
아침 이슬 닮았다
따뜻한 등불 꺼지지 않도록
무슨 더 드릴 말이 있나요
세상 밖으로 넘치는 사람들
언젠가 잎들 모두 버리고
가볍게 내 몸 지나가면
맨 몸으로 소리내어 우는 나무
인간의 꿈이 먼저 잠들어버린 오후
등 뒤로 들리는 까치소리
마음 빌려주고
슬픔이 손 뻗어 기다리는 2월
햇빛처럼 희고 캄캄하다
2010. 봄날에 깃들다 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