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1집 봄날에 깃들다 ( 2010 )

그리운 똥개

맑은향기 1 2020. 1. 14. 16:22

그리운 똥개 / 박동미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눈 질끈 감은 황톳길

풀잎 아득히 쓰러지는데

더운 불 하나 지펴줄

어느 가난한 여름이 보리술에 취한다


작은 꽃등 하나 달고

고단한 마음 적시던

까치밥이 슬픈데

우리가 아끼던 어둠이 부서진다


밤은 아직 남았는데

야윈 꿈 하나

종소리되어 떨어진다

내 절망 보듬어 안아줄

그리운 이 있었으면 좋겠다



2010. 봄날에 깃들다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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