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1집 봄날에 깃들다 ( 2010 )

출판 소식 2010 . 매일 신문

맑은향기 1 2020. 1. 14. 17:27

봄날에 깃들다 / 박동미

나비의 은빛 날개깃 투명한 말들
라일락 꽃잎에 입 맞춘다
꽃잎이 활짝 열리는 동안에
멧새들은 꿈을 물어 나르고
독한 향기가 길을 막고 섰다
마음만 그리운
너를 사랑한 한 때
청춘이 맨발로 달려온다
햇빛 물고 놓지 않는 사람아
한번의 기침 소리에 사랑은 아직 멀다
몇 년을 피고 지고 했을 라일락
젊은 날의 인생 베끼고 있다
언젠가 너도 가고 북적대던 봄날도 가겠지
오래도록 침묵 나누어 가진 그리움이여!
살아 있는 것은
이 저녁 낯선 길 환하게 밝히고 있다

 

 

 

 

2010. 박동미 시집 { 봄날에 깃들다 } 전문

 

순응하는 삶의 아름다움…봄날에 깃들다/박동미 지음/시와 반시 펴냄
 
   
 
 
   
 
   
박동미 시인이 첫 번째 시집 ‘봄날에 깃들다’를 출간했다. 생활 속에서, 나이를 먹어가면서 느끼는 단상을 하나씩 풀어내고 있다. 그녀의 시는 생활의 반성문처럼 와 닿기도 하는데, 후회는 늘 늦은 법임을 알면서도 또 저지르고 마는 사람살이의 ‘그러함에 대해’ 노래하는 것 같다.‘조바심 내는 일상/ 공손하게 손 털고/ 주눅이 든 마음에/ 차 한잔 얻어 마십니다/ 돈이 힘입니다/ 그림자 짙게 깔리면/ 햇빛으로 기둥을 세워/ 오두막 짓고/ 내내 미안해 합니다 (중략) 허우대는 멀쩡한데/ 디딜 데 없는 세상이/ 허공에 매달려 흔들립니다/ 습관처럼 길들어 있어 면목 없습니다. (하략)’ - 이 가벼운 날의 생- 중에서.
구석본 시인은 “박동미 시인은 자신을 비워내는 일에 열중하고 있으며, 순응하는 삶의 아름다움도 창조적일 수 있음을 노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한다.  
111쪽, 7천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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