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2집 {푸른 시간에 갇혀} (2019)

비슬산

맑은향기 1 2020. 1. 15. 15:43

비슬산 / 박동미



넉넉한 당신 품 같이

부드럽고 따뜻한 푸른 잎사귀 

발목 휘감으며

바람 한 짐 지고 간다

말똥구리 

남루한 발자국 

도처에 제 고요 쌓고

어둠에 잠긴 나무는

우주와 소통하며

만삭의 달

하룻밤 생으로 태어난다

이 풍진 세상

삶은 얼마나 독한지

그래도

봄이 온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2019. 푸른 시간에 갇혀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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