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기념회 / 박동미
차고 맑은 아침 어머니를 닮았습니다
밤새 서둘러 다녀가신 발자취
아직 따뜻한 온기 머금고
밤눈이 어두워 서둘러 내려온
찬 이슬에 하얀 입술 꼭 다물고
분꽃 향기로 잠자는 나무
그 나무 아래
어느새 나이를 먹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집착도
내려놓았습니다
가슴에 재워둔 자식에 대한 마음
기쁨으로 아침을 맞이하던
변함없는 한 그루 나무처럼
어머니 많은 시간 기억합니다
목마르게 기다리던
낮게 내린 하늘 자락 내려올 것만 같은
아득히 눈 속에 잠기는 세월 다듬어
아직 따끈하게 인쇄 냄새 번지는 한 권의 詩集
가까이 어머니를 추억합니다
박동미는 어머니가 되어 어머니를 다시 생각하고 있다.
"어느새 나이를 먹었습니다"에서 "나이를 먹어"다는 것은 '어머니" 가 되었다는 말이다.
어머니가 된 박동미는 "어머니에 대한 집착도 /내려놓아"다고 고백하고 있다.
자칫 "어머니"를 벗어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표현이지만 곧 이어지는 행에서
그것은 자식의 위치에서가 아닌 어머니 위치에서 "어머니"를 생각한다는 또 다른 표현임을
알 수 있다. 그때의 어머니는 "가슴에 재워둔 자식에 대한 마음 / 기쁨으로 아침을 맞이하던
/변함없는 한 그루 나무"와 같은 존재의 어머니인 것이다. 다시 말에 어머니는 영원한 존재이고
나아가서는 시인에게 시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그의 시는 어머니를 추억하는 것이 된다.
그래서 "어머니 많은 시간 기억합니다/ 목 마르게 기다리던/ 낮게 내린 하늘 자락 내려올 것만
같은/ 아득히 눈 속에 잠기는 세월 더듬어 / 아직 따끈하게 인쇄 냄새 번지는 한 권의 詩集 /
가까이 어머니를 추억합니다" 라고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한 권이 시집"은 시인의
그리움과 사랑을 목마름을 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인은 다양하게 노래하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그 모든 근원은 "어머니" 였음을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구석본 (시인, 대구문인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