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작품

그리운 어머니 {2013 달서소식지 5월호 詩 가 있는 풍경}

맑은향기 1 2018. 9. 15. 20:22

 

그리운 어머니 / 박동미

 

 

거친 어머니 손 잡아 본 적 있나요

 

어둠이 내리면 거북이처럼 웅크리고

자식들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

알고 있나요

 

용돈 아깝지 않게 듬뿍 드린 적 있나요

언제 옷 한 벌 사드린 적 있나요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자식들 다 내어주고 야윈 몸 겨우 가누는

어머니 자세히 살펴본 적 있나요

 

외롭게 늙어가며 자식들에게 짐 될까

눈치 보는 부모 마음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외면하고 있지는 않나요

 

알약 한 움큼 입에 털어 넣고

하릴없이 하늘만 쳐다보는

힘없고 기력 없는 껍질뿐인

노인네라고 가볍게 여기진 않았나요

 

세월 지나면 효도할 시간 없는데

오십이 되도록

어머니 신발 몇 문 신으시는지

속 옷 치수가 어떻게 되는지

어떤 반찬을 좋아하는지

아는 게 별로 없습니다

 

작은 여유만 있으면 되는데

머리 염색 한번 해 드린 적 없고

세월 탓만 하지 않았는지.

 

텅 빈 집에서 누렇게 닳아버린

사진첩이나 들여다보는

신경통에 시달리는 모습

궁금하기나 했나요

 

이제 어머니 거친 손

따뜻한 내 손으로

감싸 쥐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