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어머니 / 박동미
거친 어머니 손 잡아 본 적 있나요
어둠이 내리면 거북이처럼 웅크리고
자식들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
알고 있나요
용돈 아깝지 않게 듬뿍 드린 적 있나요
언제 옷 한 벌 사드린 적 있나요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자식들 다 내어주고 야윈 몸 겨우 가누는
어머니 자세히 살펴본 적 있나요
외롭게 늙어가며 자식들에게 짐 될까
눈치 보는 부모 마음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외면하고 있지는 않나요
알약 한 움큼 입에 털어 넣고
하릴없이 하늘만 쳐다보는
힘없고 기력 없는 껍질뿐인
노인네라고 가볍게 여기진 않았나요
세월 지나면 효도할 시간 없는데
오십이 되도록
어머니 신발 몇 문 신으시는지
속 옷 치수가 어떻게 되는지
어떤 반찬을 좋아하는지
아는 게 별로 없습니다
작은 여유만 있으면 되는데
머리 염색 한번 해 드린 적 없고
세월 탓만 하지 않았는지.
텅 빈 집에서 누렇게 닳아버린
사진첩이나 들여다보는
신경통에 시달리는 모습
궁금하기나 했나요
이제 어머니 거친 손
따뜻한 내 손으로
감싸 쥐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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