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지 않는 마을 / 박동미
이룰 수 없는 꿈은
구름처럼 가벼워서 아름답다.
이불 뒤집어쓰고 잠자는 주춧돌
푸른 몸 만지며 혼자 잠기네
허옇게 마른 우물터와
전봇대에 붙은 낡은 전단이
변화무상한 세상 향해 증언한다.
목만 내놓은 마을 언덕에서
누군가를 기다려 본 사람은
이승에서 홀로 남아 안개처럼
자욱하게 떠오르겠지.
오래 우려낸 골목 길은
메기꼬리처럼 물속으로 이어져
막걸리 거품처럼 기어오르고 있다
이별보다 더 깊이 잠들 수 있을는지
세월 가도 늙지 않고 기다려 줄 어머니
손 등 갈라진 틈새로 달이 뜨면
그 어느 날이 사라진다
{2008 대구문학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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