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작품

동피랑 [ 2009.대구문학 겨울호]

맑은향기 1 2018. 10. 27. 19:50

동피랑 / 박동미


외딴 집, 좁고 가파른 언덕엔
아름다운 풍경의 골목이 있다.
가난을 등에 지고
바람에 부풀린 그림자가
산 쪽으로 돌아 누우면
섬처럼 외로운 사람들,
저녁이면 판잣집으로
별들이 가득 쏟아집니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바다
돛을 끌어올리는 사람들은
옛날부터 바다와 하나였다
삶이 그러하듯이.
사는 것이 늘 소꼽놀이 같다.
오늘도 추근추근 내리는 비
살사리 꽃이

굽은 마음 달래주며 당신 부르면,

갈매기와 물고기가 사랑을 기억하며

쪼르르 달려온다.

오늘은 조용한가요?
고단한 삶 녹이며 당뇨로 투덜댑니다.


*동피랑: 경남 통영 작은 어촌마을.
*살사리꽃: 코스모스

 

{대구문학 2009년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