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약 / 박동미
사랑 하나 품지 못 하고
바람에 부풀린 그림자가
흔적없이 사라졌다지요
그 떨림의 몇 초 동안
죽을 것 같이 황홀했다
네 이름 부르는 일이 그러했다
꽃잎처럼
또 하루가 열리고
어쩌면 당신의 심장이
꽃으로 환생했다지요
단호한 확신이 아닌 어렴풋한
여인아 여인아
붉은 뺨 부비며
봄눈처럼 녹아버릴 것 같이
살아온 날들이
눈 앞에서 보고 있다
2010. 봄날에 깃들다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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