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1집 봄날에 깃들다 ( 2010 )

일상 2

맑은향기 1 2020. 1. 13. 16:33

일상 2 / 박동미


일상은 늘 현실 배반하고

현실은 늘 일상 배반 한다

멀리 떠날 구름도 불러들이고

흐프집 창가에 납작 진을 쳐야지

겨울 나무는 옷 벗고도 당당한데

봄 나무는 옷 입고도 부끄럽다

사람들은 이별을 하고 사랑을 맹세한다


그리움는 지나치기 쉬운 불꽃

속살 내보이지 않는

맑은 생각도 구겨지면 휴지가 되네

너에게 깊어질 수만 있다면

뒤엉겨 역류하고 싶었다

아무도 본 적 없는 하루가 저물어 간다

사람다움이 있다는 것은 자주 슬프다


2010. 봄날에 깃들다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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