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1집 봄날에 깃들다 ( 2010 )

새섬 (사이판에서)

맑은향기 1 2020. 1. 13. 21:03

새섬 (사이판에서)/ 박동미



하루가 파도처럼 밀려오는

그 섬에 가고 싶다


고요함 딛고 차오르는

파도의 흰 살과 은빛 모래

작은 바람에 놀라 허공 향해

일제히 일어서는 새들의 질서


모래 위

수천 개의 발자국 찍으며

물 속으로 잠겨

한꺼번에 수액을 받아마신

푸른 나뭇잎처럼 떨고 있다


미친개처럼 모래밭을 달린다

젊은 날 낭비해 버린 것이다

푸르게 푸르게 날아서

기억 속 새섬에 가 닿고 싶다


2010. 봄날에 깃들다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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