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 박동미
누군가 불러 뒤돌아보면
빈 빨랫줄에
바지랑대 허공 받치고
반쯤 열린 안마당엔
어머니 대신
노을이 빈집 지키고 있다
철없이 마음 풀어놓고
퍼덕이며 뛰어놀던 고향 집
삐딱하게 기울어진 양철지붕과
복숭아꽃 물들이던
가난한 창가 달빛 내린다
어린 시절 책보 둘러메고
논길 달리던 기억 너머
닭똥 같은 눈물 흘리며
고삐 풀린 소 이마 맞대고 있다
2019. 푸른 시간에 갇혀 중 일부
'시집 2집 {푸른 시간에 갇혀} (2019)' 카테고리의 다른 글
{1부 꽃은 첫 마음으로 핀다} 가족사진 (0) | 2020.01.16 |
---|---|
봄의 기억 (0) | 2020.01.16 |
상견례 (0) | 2020.01.15 |
금계국 (0) | 2020.01.15 |
풀꽃 (0) | 2020.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