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2집 {푸른 시간에 갇혀} (2019)

빈집

맑은향기 1 2020. 1. 16. 00:03

빈집 / 박동미



누군가 불러 뒤돌아보면

빈 빨랫줄에

바지랑대 허공 받치고

반쯤 열린 안마당엔

어머니 대신

노을이 빈집 지키고 있다


철없이 마음 풀어놓고

퍼덕이며 뛰어놀던 고향 집

삐딱하게 기울어진 양철지붕과

복숭아꽃 물들이던

가난한 창가 달빛 내린다


어린 시절 책보 둘러메고

논길 달리던 기억 너머

닭똥 같은 눈물 흘리며

고삐 풀린 소 이마 맞대고 있다


2019. 푸른 시간에 갇혀 중 일부


'시집 2집 {푸른 시간에 갇혀} (2019)' 카테고리의 다른 글

{1부 꽃은 첫 마음으로 핀다} 가족사진  (0) 2020.01.16
봄의 기억  (0) 2020.01.16
상견례  (0) 2020.01.15
금계국  (0) 2020.01.15
풀꽃  (0) 2020.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