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에 깃들다 / 박동미
나비의 은빛 날개깃 투명한 말들,
라일락 꽃잎에 입 맞춘다
꽃잎이 활짝 열리는 동안에
멧새들은 꿈을 물어 나르고
독한 향기가 길을 마고 섰다
마음만 그리운
너를 사랑한 한 때,
청춘이 맨발로 달려온다
햇빛 물고 놏지 않은 사람아
한번의 기침 소리에 사랑은 아직 멀다
몇 년을 피고, 지고, 했을 라일락
젊은 날의 인생 베끼고 있다
언젠가 너도 가고 북적대던 봄날도 가겠지
오래도록 침묵 나누어 가진 그리움이여!
실아 있는 것은
이 저녁, 낯선 길 환하게 밝히고 있다.
{ 선율동인 제 12집 (꽃의 농담 ) 중 일부 }
{每日新聞 시와함께}
봄날은 북적댄다. 나비는 "라일락 꽃잎에 입맞추" 고
"멧새들은 꿈을 물어" 나르고 "독한 향기가 길을" 막는다.
이런 봄 품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음만 그리운 / 너를 사랑한 한 때"가
새롭게 가슴을 아프게 한다.
열정으로 들끓던 "청춘이 맨발로 달려오"는 것이다.
이래서 봄날의 풍경은 "젊은 날의 인생 베끼"기다.
"오래도록 침묵" 하던 젊은 날의 그리움이 살아나는 게
봄날이다.
봄날은 모든 것이 새롭게 살아난다. 살아난 것은 "낮
선 길 환하게 밝히" 어 한없이 설레게 한다.
ㅡ 구석본(시인) 매일신문 [시와함께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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