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작품

3월 [대구문학 132호 ]2018.

맑은향기 1 2018. 9. 6. 20:25

3/ 박동미

 

 

 

햇살이 맑다.

 

따신 바람이 구름을 낳아

 

이슬 몇 방울로 목을 적시고  

 

단숨에 길어 올린 봄날의 환희

 

언젠가 꽃 피고 싶은 내 인생이여!

 

새벽녘 홀로 글썽이며 무거운 삶 한 짐 부려놓고

 

지상의 비탈을 지나 울음 자국이 핀다.

 

봄을 가득 채운 것이 꽃뿐이랴

 

나붓나붓 꽃 그림자 너울거리며

 

몇 마리의 새들이 내 곁을 떠나갔는지

 

비릿한 꽃잎 언저리 날개 퍼덕이면

 

하늘이 내려와 둥글어지고

 

흐르는 물소리에 강의 하구쯤에서 뼈마저

 

닳아 없어질 달의 기억

 

강물 소리 동글동글한 이유를 알겠다.